네모 세상의 알릴레오, 평행세계의 또 다른 알릴레오를 만나다.
네모 세상의 네모난 고양이 알릴레오는 호기심 많은 네모 고양이입니다. 궁금한 것도 이상한 것도 많지만 평범한 네모로 살아가는 고양이입니다.
온통 네모난 것이 가득하고 네모가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의 사람들은 네모의 아름다움을 외치며 세상은 네모라고 굳게 믿고 또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네모난 건물의 네모난 창문에서 밖을 내다보던 고양이 알릴레오는 신기한 것을 보게 됩니다. 처음 보는 것이라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몰랐지요. 너무 궁금한 나머지 저것 좀 보라고 가리키지만 네모 어른들은 애써 모른척합니다.
네모난 지구본으로 수업하는 학교 수업 시간에도, 운동장에서 네모난 축구공으로 친구들과 축구를 할 때도 그 생각이 났지만 다른 네모 친구들과 선생님은 도통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저 네모가 최고이며 네모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할 뿐이었지요.
그러다 길가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겼지만 다르게 생긴 한 고양이를 만납니다. 동그란 모양의 고양이를요.
동그라미 알릴레오를 따라나선 네모 알릴레오는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게 알게 되었어요. 자신이 살던 네모 세상을 멀리, 더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큰 동그라미가 되었다는 사실을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알릴레오와 알릴레오의 친구는 근처의 파란 별을 향했습니다.
그곳은 난생처음 보는 세상, 세모로 만들어진 세모 나라였습니다. 온통 세모난 건물과 세모 사람들이 사는 세모 세상에서 알릴레오는 파란 별 세모 알릴레오를 만납니다.
그저 신기해하는 파란 별 세모 알릴레오를 태우고 그들은 근처에 반짝이는 초록 별을 향해 다시 떠납니다.
그곳엔 어떤 친구가 살고 있을까요?
비현실적이지만 현실 같은 그림채
고양이 알릴레오의 작가 <강지영>은 대학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했고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서태지의 아트 디랙터로 앨범 및 공연 디자인을 진행했으며, 태지브릭 등의 제품을 제작한 이력이 있습니다. 그러다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 그림책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펴낸 이야기가 고양이 알릴레오라고 합니다.
그림책의 표지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그림체입니다. 지금 우리와 똑같이 생긴 사람, 유명인, 동상이 그저 네모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존재인데 그저 네모, 동그라미, 세모로 그려 놓으니 기괴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과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이라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느껴지는 이 생각과 감정이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함께 읽은 6살 아이의 눈엔 그저 네모난 고양이, 네모난 사람, 동그란 고양이로만 보이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무섭거나 이상하지도 않다고 합니다. 어른인 엄마는 너무나 진짜 같은 사람 얼굴 일러스트를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님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잘 그린 덕분이라고 말을 돌리고 싶습니다. :(
아이와 이야기를 나눈 후 살짝 반성하게 됩니다.
어딘가 익숙한 이름, 어딘가 익숙한 행동의 등장인물
호기심이 고정관념을 깬다.
모두가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것 중 하나가 고정관념인 것을요.
그 고정관념을 벗어나게 도와준 주인공 고양이 알릴레오에게 종교를 거스르면서까지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호기심을 가졌다는 것, 그 호기심으로 새로운 사실을 마주하고 나아가고, 나아가고 또 나아갔다는 것이 너무나도 대견하고 훌륭해보입니다.
알리레오는 발견한 새로운 것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있던 곳에 머무르지 않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친구와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났고, 처음 만난 친구에게도 함께 가자고 이야기도 합니다.
보이는 것 너머의 또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고양이 알릴레오. 내가 모른다고, 아니라고 생각한 것들이 편견일 수 있습니다.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고, 틀리다고 나쁜게 아님을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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