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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리뷰

말썽괴물 스너치 - 숀 패럴

by 김츄라이 2022. 9. 22.

 


아이의 감정 친구, 스너치

주인공 지유는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습니다. 친구들과의 문제도, 수업과 성적에 관한 어려움도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스너치. 스너치는 항상 지유를 따라다니며 말썽을 일으키는 지유의 감정 친구입니다.

지유는 말썽괴물 이라고 부르죠. 말썽만 일으키고 착한 구석은 눈곱만큼도 없는 스너치는 나쁜 행동을 하고 모두가 싫어하는 소리를 냅니다. 또 친구들에게 고약한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친구들은 모두 지유가 벌인 짓이라고 오해합니다. 오늘도 스너치 덕에 우울한 지유 옆에 스너치는 신이 난 표정을 짓고 있네요.

미술 시간. 무엇을 그리면 좋을지 몰라 한참을 가만히 있던 지유가 갑자기 쓱쓱 그림을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눈 앞에서 다른 장난을 고민하고 있던 스너치를 그리기 시작한 지유는 순식간에 완성하고 저도 모르게 발표하겠다고 손을 번쩍 들고 맙니다. 지유의 스너치 그림을 본 친구들은 모두 깜짝 놀랍니다. 친구들은 너도나도 그림속의 괴물이 자신을 괴롭혔다고 말합니다. 덕분에 지유는 친구들과 오해를 풀게 됩니다. 하지만 지유는 놀라서 뒤로 숨은 스너치를 보고 친구들에게 대신 사과를 전합니다. 

이 일이 있고 나서부터 지유의 학교생활은 조금은 재밌어집니다. 여전히 스너치는 말썽부리고 이상한 소리를 내지만, 이제 가끔은 말도 잘 듣고 친구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도 하죠. 사과도 할 줄 알게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혼자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들 모두에게 스너치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친구들은 지유가 그린 그림을 통해 스너치의 존재를 알았고 공감과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비로소 존재를 인정받은 지유와 스너치는 이제 다시 가슴 뛰게 즐거운 학교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만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재미

말썽괴물 스너치의 일러스트 작가 <찰스 산토소(Charles Santoso)>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TV 광고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했습니다. 작업한 내용을 보면 어린 시절 추억과 일상의 호기심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 속의 그림작가 소개가 좀 특이합니다. 작가는 작업할 때 각기 다른 스너치가 나타나는데, 그 스너치들은 녹차를 마시면 얌전해진다 합니다. 국내에서 알려진 작가의 일러스트가 삽입된 그림책은 <행복한 하마: 내 모습 그대로가 좋아>, <나의 아기 오리에게>, <이쪽이야, 찰리> 등이 있습니다.

작가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 말썽괴물 스너치의 일러스트는 마치 만화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장난스럽지만 스너치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인공 지유의 표정과 반 친구들이 스너치에게 당하는 익살스럽고 재밌는 표정은 등 동화의 그림만 봐도 재미가 넘쳐납니다. 

마치 어린이가 그린 그림처럼 생긴 스너치는 모든 스너치가 비슷하게 생긴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자 주인과 닮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모든 어린이가 각자 특별하듯이 아이들의 감정 친구인 스너치도 각자의 모습, 각자의 색으로 같은 점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 숀 패럴(Sean Ferrell)

작가 숀 패럴은 미국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소설가이자 그림책 작가로 지금 작품을 함께한 찰스 산토소와는 <나는 코알라가 싫어요>라는 작품을 함께했습니다. 그는 어른과 아이를 대상으로 폭넓은 작품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Man in the Empty Suit>가 있습니다.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가슴속에 스너치 한 마리씩은 품고 있잖아요?

말썽괴물 스너치를 읽고 있자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코끼리 '빙봉'이 떠올랐습니다.

한때 '빙봉'을 보고 4살쯤 되었던 아이에게 "아들아, 너도 혼자 있을때 같이 노는 친구가 있어?"라고 물어봤을 때 비슷한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가 '두두'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똑같이 말썽괴물 스너치를 읽고, 이제는 10살이 된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너도 스너치 같은 친구가 있어?"라고요.

곰곰히 생각하던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딱히 생각 안 하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엉뚱한 행동을 하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스너치가 장난을 친거 아닐까?"라고요.

혼이 날 장난 짓을 하고는 면피용으로 대답했을 수 있지만 대답을 듣고 저도 공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사실 엄마도 내 속에 스너치가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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