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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리뷰

황금 이파리 - 커스틴 홀

by 김츄라이 2022. 9. 22.

 


숲 속 동물들의 절대반지, 황금 이파리

추운 겨울이 끝이 나고 찾아온 어느 봄날. 모든 것이 초록 초록한 숲 속에 돋아난 황금 이파리.

어디서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이 황금 이파리를 본 숲속의 동물들은 누구 할 것 없이 황금 이파리를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새를 시작으로 다람쥐, 생쥐, 사슴, 여우, 곰까지 모두 저마다 황금 이파리가 필요한 이유가 있었기에 욕심을 냈습니다. 하지만 황금 이파리는 동물들에게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동안 바스러져 바람에 흩어져버리고 맙니다.

이때 동물들은 깨달았습니다. 자기들의 욕심 때문에 아름답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고 모든 동물들이 황금 이파리의 존재를 잊어 갈 때쯤 숲 속은 다시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온 숲이 초록 초록해진 가운데 황금 이파리가 다시 돋아났습니다. 

숲은 놀람과 흥분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누구도 황금 이파리를 가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황금 이파리가 자기들에게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정말 기뻐하며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첫눈에 반해버린 예쁜 그림책

그림책 속에는 숲 속에 사는 동물들과 또 동물이 지내는 숲 속의 사계절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 초록한 봄, 더운 여름, 멋진 풍경의 가을, 그리고 다시 하얀 겨울을 보게 되는데 시간이 지나고 이야기가 끝나갈 때쯤 삭막했던 동물 그림이 따뜻한 이미지로 변해가는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그림책을 두 번, 세 번 찾게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림책 속의 황금 이파리는 '황금 이파리 공예'기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책 안에서 특별한 존재로 부각하기에 훌륭한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함께 읽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도 더할 나위 없습니다. 

삽화를 그린 매튜 포사이드는 카툰 네트워크,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드림웍스 등에서 매우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2011년에는 그의 첫 그림책 작품인 <내 이름은 엘리자베스야>가  '뉴욕 타임즈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었습니다. 졸업 후 한동안 한국의 학생과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다가 국내 그림책들에게 다양하고 색다른 영감을 받아 아티스트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렇게 한국과 인연이되어 한국어판 일러스트 표지를 직접 그렸습니다. 현재 매튜 포사이드는 몬트리올에 살면서 애니메이션 디자인과 그림책과 만화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황금 이파리 공예: 금박 공예는 3천 년 전 이집트에서 처음 고안된 예술 형식입니다. 황금을 두들겨서 얇은 판으로 만들고, 그것을 종이 사이에 몇 겹으로 쌓아 더 얇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나비 날개처럼 얇아진 판들을 물건 표면에 대고 누른 다음 붓 등의 도구로 꼭 들어맞게 만듭니다. 주로 고급 건물이나 물건에 적용한 금박 공예 기법은 건물이나 물건의 가치를 높이고 더 오래 가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커스틴 홀(Kirsten Hall)

커스틴 홀은 2014년 '뉴욕 타임즈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된 <재킷>의 작가입니다. 홀은 자신의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홀의 할아버지는 링컨 센터, 카네기 홀, 록펠러 센터 등 뉴욕의 여러 유명한 건물에 금방 장식 담당했다고 합니다.

커스틴 홀의 국내에 대표작품으로는 <아기는 얼마나 커요?>, <꿀벌의 노래>, <토끼야, 토끼야>, <특별한 책> 등이 있습니다.

 

 

마치며

누구나 갖고 싶지만 혼자 가지려 탐내면 안되는 것.

혼자 가지려 탐내면 안되는 것,

반짝이는 그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그 값어치가 있고 또 소중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나이 들수록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합니다.

욕심은 끝없는 욕심을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지만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고는 모두가 욕심을 부리지 않는 동물들을 보며 이 그림책과 동물들에게 하나를 또 배웠습니다. "애초에 내 것이 아닌데, 욕심낼 일이 아니잖아?"

마지막에 아름답게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숲 속 동물들이 스스로가 빛이 나는 황금빛이 되어가는 모습과 유려한 사계절을 볼 수 있는 이 그림책 덕에 마음이 포근해지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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