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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 정보/사회 이모저모

시골 유학이 바꾼 마을의 미래, 전남 장흥 유학마을 이야기

by 김츄라이 2025.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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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장평면 임리, 이곳은 한때 폐교된 초등학교 부지를 재탄생시켜 만들어진 농산어촌 유학마을입니다. 이 마을에는 전국 각지에서 유학 온 가정들이 모여, 자연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회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이 한 명을 넘어서, 마을 전체, 지역의 미래까지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흥 유학마을의 사례를 통해, 농촌 유학의 실체와 효과, 그리고 감동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가족 전체가 함께 이주해 생활하는 장흥 장평 유학마을

전남 장흥군이 조성한 ‘농산어촌 유학마을’은 이러한 유학의 형태를 더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거주형 마을입니다.
장평면 임리의 옛 초등학교 부지를 활용해 지어진 이 마을은, 폐교된 공간이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는 혁신적 재생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장흥군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초등학교 폐교를 막기 위해 지방소멸대응기금 30억 원을 투입해 유학마을을 조성했습니다.
기존에도 ‘농가주택 유학’ 형태는 존재했지만, 노후화와 부족한 인터넷 환경 등으로 불편함이 컸던 것과 달리, 이번 유학마을은 최신 주거 환경과 교육 접근성을 모두 확보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유학을 넘어, 교육, 주거, 지역공동체를 잇는 지속 가능한 농촌 활성화 프로젝트로, 장흥 유학마을은 농산어촌 유학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장흥 장평 유학마을의 특징 및 입주 조건

전체 부지 약 1만3000㎡에 조성된 유학마을에는 15평형과 18평형 조립식 주택 각 5채씩, 총 10채가 세워졌습니다.
내부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세탁기, 책상, 의자, 옷장 등 기본 생활 필수품이 모두 완비되어 있어, 처음 오는 가족들도 짐 몇 개만 챙기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월세는 평수에 따라 12만~14만 원 수준으로, 보증금 없이 입주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도 적습니다.

 

 

입주 조건: 자녀의 지역 학교 입학, 부모 중 1명 거주

이 마을에 입주하려면 자녀가 장평초 또는 장평중에 입학해야 하며, 부모 중 1명 이상과 자녀가 실제 거주지를 장흥으로 이전해야 합니다.
이는 유학생활을 통해 단순히 교육만이 아니라, 지역과의 연결과 공동체 생활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책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공동체 생활: 텃밭과 동아리로 이어지는 유대감

장흥군은 입주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유학마을 내 공용 텃밭(20~30평 규모) 조성도 추진 중입니다. 자녀들은 학교 수업 외에도 다양한 방과 후 활동과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직접 만든 동아리에는 지원금 활동비 20만 원이 지원됩니다.
넷플릭스 영화 감상, 댄스 동아리, 창의적인 프로젝트까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는 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자율성과 공동체성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게 해준 마을

도시의 빠른 일상에 익숙했던 부모와 아이들은 장흥 유학마을에 오면서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바쁜 출퇴근과 학원 스케줄 속에서 서로 스쳐 지나가던 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하늘을 보며 웃음을 나누는 삶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정훈 씨 가족은 경기 수원에서 장흥으로 유학을 온 후, 아빠와 딸 사이의 거리가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자는 얼굴만 보던 딸아이가, 이제는 매일 “같이 놀자!”고 손을 끌며 먼저 다가옵니다.

 

딸과 함께 별을 보고, 마당에서 텃밭을 가꾸며 나누는 짧은 순간들이 어색했던 관계를 조금씩 회복시켰다는 말은 많은 도시 부모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또 다른 입주자 차윤희 씨는 “예전에는 아들이 주말만 되면 ‘학교 가기 싫어’라는 말을 반복했다”며, 도시에서 무기력했던 아이가 장흥에 오자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전합니다. 스마트폰과 TV에만 빠져 있던 아들이, 이제는 친구들과 운동장과 들판을 뛰어다니며 하루를 보내고,
전자기기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는 "아이의 표정이 달라졌다. 시골이 아이를 살리고 있다"고 웃습니다.

 

이처럼 유학마을의 생활은 단지 ‘전학’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과 몸, 부모의 일상, 가족의 관계까지 바꾸는 깊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교과서이고, 마을이 놀이터이며, 부모는 다시 일상 속 친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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