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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리뷰

괴물이 되고 싶어! - 김향수 / 김효정

by 김츄라이 2022. 9. 29.

 


괴물 되기 1타 강사 찐 괴물에게 배우는 속성 괴물 되는 방법

이 책은 불량 식품을 즐겨 먹고, 잘 씻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고, 엄마 말씀을 잘 듣지 않는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왜냐면 위에 해당되는 어린이들은 모두 '괴물'을 꿈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괴물'이 되고싶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겠어요? 그렇게 너무나도 '괴물'이 되고 싶은 어린이들을 위해 이 책의 주인공인 8살 '괴물'은 친절하게도 더럽고 어두운 하수구에서 몸소 기어나와 괴물되는 방법에 대해 안내해줍니다.

 

괴물이 되는 가장 빠른 방법

1. 절대 씻지 않는다.

괴물은 8살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씻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파리, 애벌레, 진드기, 벼룩, 바퀴벌레들도 괴물 얼굴에 똥을 싸고 갈 정도로 괴물의 얼굴은 더럽습니다. 심지어 괴물의 몸속엔 온갖 벌레들이 살고 있습니다.

 

2. 집에 들어가면 실컷 먹고 잠만 잔다.

날렵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 주는 운동은 절대 금물이고 야채, 과일, 우유, 물 등 건강에 좋은 음식은 모두 먹을 수 없습니다. 몸이 조금이라도 튼튼해지면 곤란하니까요. 괴물은 뚱뚱하고 냄새가 나야 진정한 괴물입니다. 그래서 권장하는 음식은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초콜릿, 사탕 등 자극적인 간식을 추천합니다. 다 먹은 후에 바로 잠들면 최고입니다.

 

3. 괴물이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강제로 먹게 된다면?

가끔 괴물이 먹으면 안 되는 건강한 음식들을 먹게 될 때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꿀꺽 삼켜버리는 것이지요. 절대 꼭꼭 씹는 것은 금물입니다. 목에 상처가 나도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도 꿀꺽 삼켜버려요. 배가 좀 아프겠지만 그럴 땐 몸을 베베 꼬고 뒹굴뒹굴 구르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면 멋있는 괴물이 될 수 있답니다.

 

4. 절대 이를 닦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이를 닦으라고 잔소리하셔도 절대 닦지 않아야 합니다. 하루 3번, 밥 먹고 3분 안에, 3분 동안 닦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닦으면 괴물이 될 수 없답니다.

 

이렇게 세 밤만 하면...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습니다.

괴물이 되고 싶은 어린이는 마음껏 따라하세요!

 

 

아이들의 상상 속 괴물은 어떤 모습일까?

표지는 어지럽게 그은 선으로 그려진 괴물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구 뻗은 지저분해 보이는 선과 어두운 파란색으로 칠해져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더럽고 게으른 괴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보통 어린이 그림책에서 등장하는 괴물은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라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괴물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생각하는 상상 속 괴물의 모습은 이야기 속의 상세한 설명과 잘 어울려져 더욱 무섭고, 혐오스럽게 표현되었습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 김향수는 어린이 잡지와 사보를 만들다가 지금은 출판사에서 그림책을 만들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있습니다. <우리 누나>, <암행어사 호랑이>, <즐거운 비>, <꽹가리 호랑이>, <아빠는 잠이 안 와> 등의 그림책을 다수 출간했고 <구름빵>, <잠잠깨비>, <먼지깨비> 같은 그림책에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삽화를 담당한 김효정은 산업공학을 전공하다 졸업 후 장난감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그림책을 보고 이후 그림책의 매력이 푹 빠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책을 공부하고 있으며 지금도 좋은 그림책 작가를 꿈꾸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는 그림책. 효과가 있을까? 

둘째 아이가 4살쯤 <콧구멍을 후비면>이라는 책을 처음 봤을 때 한동안 충격에 바른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이 그림책은 어떤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나름 충격이었는지 그 때의 책을 6살이 된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괴물 일러스트가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책을 보는 내내 아이도 연신 "으악~", "무섭네~"를 연발합니다. 아이의 상상 속에서 괴물은 그냥 조금 체격이 있고 기껏해야 뿔과 날카로운 이빨 정도가 있는 도깨비쯤을 생각했었나 봅니다. 무서워도 할법한 게 그림책 내용 중 괴물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상세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서 쇼킹했는지 찌푸리는 아이의 미간을 보고 이 그림책이 조금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아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안 닦으면 어떻게 되는지, 간식만 먹으면 어떻게 될지, 씻지 않으면 어떤 모습이 되는지. 하지만 간혹 더 놀고 싶거나 가끔 떼를 부리고 싶어질 때면 알면서도 하기 싫어합니다.

이 책은 알고 있지만 하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효과는 그다지 미미할 것 같습니다. 가끔 "이 안 닦으면 충치 괴물 된다~!" 정도의 약한 협박 멘트 정도로 아이를 달랠 수는 있겠지요.

그보다는 왜 안 씻으면 돼되? 밥 먹기 전에 간식 먹으면 왜 안 돼? 왜? 왜? 하는 아이에게 읽어주며 궁금해하는 내용을 긁어주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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