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대한민국의 두 역사적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되었습니다. 바로 ‘제주 4·3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입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총 20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며칠 전 4월 3일, 제주 4・3 사건에 대한 포스팅을 했던 것이 기억나는데, 이어서 오늘은 이 기쁘고 벅차오르는 소식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2025년 4월 10일, 제주 4.3,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제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프랑스 현지 시각 4월 10일 오후 11시 5분, ‘진실을 밝히다: 제주 4·3 아카이브(Revealing Truth: Jeju 4·3 Archives)’의 등재를 승인했습니다. 당초 4월 14일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일자를 당겨져 깜짝 발표가 되었다고 합니다.
오랬동안 도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등재를 위한 노력과 이 기록물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발생한 제주 4·3 사건의 진실 규명과 화해 과정을 담은 총 14,673건의 자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 27건
- 희생자 및 유족의 생생한 증언 14,601건
- 시민사회의 진상규명운동 기록 42건
-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3건
유네스코는 이 기록물이 냉전 시대 국가폭력의 실체와 그 치유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국제자문위원회는 이를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낸 지역 민주주의 실천의 성과”로 높이 평가했습니다.
제주도, 유네스코 5관왕 지역이 되다
이번 등재로 제주도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까지 포함된 ‘유네스코 5관왕’ 지역이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유네스코 5대 유산은 아래와 같습니다.
-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2002년 지정)
- 세계자연유산 -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2007년 등재)
- 세계지질공원 - 제주도 전역 (2010년 인증)
- 인류무형문화유산 -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2009년 등재)
- 세계기록유산 - 제주 4·3 기록물 (2025년 등재)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제주도의 복합유산적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한 쾌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계 유일의 성공 사례가 된 '산림녹화 기록물'
제주 4·3 기록물과 함께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전쟁 이후 황폐화된 국토를 복구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국가적 산림녹화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기록물에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단체, 국민이 협력해 만든 다음과 같은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관보·법령·공문서·사방사업 자료
- 조림사업 관련 사진과 교육자료
- 산림조합 및 산림계의 연료림 조성 기록
유네스코는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정부-민간 협력의 거버넌스 모델로서 이 기록물은 국제사회에서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기록물은 향후 개발도상국의 산림 ODA 사업, 기후변화 대응 교육, 사막화 방지 정책 수립 등 다양한 국제협력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세계기록 보유 현황
아래 표는 1997년부터 2025년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대한민국의 주요 기록물을 연도별로 정리한 목록입니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부터 시작해 4·19 혁명,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등재된 제주 4·3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까지 시대와 주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유산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도 | 등재 유산 |
1997 |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
2001 |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
2007 | 조선왕조의궤, 고려대장경판 |
2009 | 동의보감 |
2011 | 일성록,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
2013 | 난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 |
2015 | 유교책판, KBS 이산가족 찾기 특별생방송 |
2017 | 조선통신사기록물,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조선왕실 어보·어책 |
2023 | 4·19 혁명기록물, 동학농민혁명기록물 |
2025 | 제주 4·3 기록물, 산림녹화 기록물 |
이 표를 통해 우리는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제도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록의 범위는 고대 문자와 왕조 문서부터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과 개발 경험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어, 개인적으로도 대한민국이 보유한 기록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를 다시금 느끼며 개인적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기억은 미래를 만듭니다.
제주 4·3과 산림녹화는 각각 국가폭력과 화해, 황폐화된 국토의 재건이라는 한국 근현대사의 양극단을 대표하는 역사적 경험입니다. 이 두 사건의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도 큰 감동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해낸 기억의 힘을 세계와 공유하며, 인권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세계사적 가치를 지닌 기록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등재를 확대해, 한국의 우수한 기록문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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